세란이의 첫 축구관람기[FC서울]
페이지 정보
작성자 기쁜우리월드 작성일10-03-19 17:31 조회11,391회 댓글0건본문
안녕하세요, 저는 홍은공동체에서 생활하고 있는 세란이라고 합니다.
세란이는 12살이고요, 현재 홍은 임마누엘 공동체라는 곳에서 언니와 동생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답니다.
세란이는 다른 사람과는 약간 다른 부분이 있답니다.
좀 이해력이 느리고, 얼굴생김새가 좀 틀린 부분. 세상사람들이 세란이와 같은 아이들을
'지적장애'아동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세란이가 8살 때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아이들이 세란이하고 같이 놀지 않으려 하거나 놀렸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그 아이들과 다투기도 했지만, 세란이 엄마가 와서 그 아이들 엄마에게 고개 숙이고 눈물 흘리는 것을
보고는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지나친 답니다.
아, 그리고 지난 14일 날에 재밌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FC서울의 첫 홈경기가 있었던 날입니다.
아침부터 엄마가 언니와 동생들에게 따뜻하게 옷을 입히고 나갔는데요, 전철을 타면서 어디가냐고 물으니까,
축구경기보러 간다고 하니 세란이는 궁금증이 가득했습니다.
축구경기? 그게 모지?하면서 따라나섰는데 전철을 타고 내리니까 붉은 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엄청 많은 것이 신기한지 연발 '와아~' 거렸습니다.
그리고 처음보는 남자선생님(아빤가?)이 웃으면서 맞아주시고, 전화를 하면서 따라 오라고 하였습니다.
옆을 보니 다른 공동체 오빠와 엄마선생님도 같이 있었습니다.
엄청나게 큰 건물(축구경기장이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남자선생님이)로 다가가니, 빨간 잠바를 입은
구단 직원분이 저희를 안내해 주었답니다.
엄청나게 큰 경기장과 녹색잔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데 세란이는 너무 신이 났습니다.
축구경기라는게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과 처음보는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지르는 함성과 노래들이
세란이를 춤추게 하였습니다.
그 때, 남자선생님이 물었보았습니다.(주위가 너무 시끄러워서 소리를 지르면서요)
"축구경기 재밌어?"
"응!"
"다시 오고 싶니?"
"응!"
세란이는 그 날 열심히 FC서울을 응원하였습니다. 하지만 후반 막판에 골을 허용하여 아쉽게 지고 말았습니다.
"세란이는 아쉽겠다."
"왜요?"
세란이는 작은 안경 너머에 있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습니다.
"응원하던 팀이 졌는데 아쉽지 않니?"
씨익 웃으며 세란이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만 진거잖아요. 다음에 더 잘하면 되죠."
평범하지 않지만 긍정적인 아이. 세란이는 희망과 꿈이라는 단어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 헤어지는 아쉬움 속에 세란이는 입을 열었습니다.
"선생님, 또 볼 수 있는 거죠?"
"그래, 다음에는 FC서울이 이길거야."
해맑게 웃는 세란이의 얼굴을 보니 오늘의 시간이 보람되게 느껴지네요.
비록 비가 오는 날씨였지만 세란이의 얼굴에 핀 미소는 오늘 하루 종일 계속되었으면 합니다.
기쁜우리월드는 '무연고 장애인'을 하나로 묶어 가족애를 느끼게 하는 [임마누엘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외되었던 장애인들에게 따스함을 느낄 수 있게 하고, 그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데 여러분들의 정성이
함께하길 바라겠습니다.
아울러 장애아동들에게 축구경기관람이라는 즐거운 경험을 제공해 주신 [FC서울] 구단 관계자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