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 등촌공동체 이봄 사연 - 교통방송 ‘김흥국, 정연주의 행복합니다’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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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쁜우리월드 작성일09-08-07 15:14 조회43,590회 댓글0건본문
7월 20일, 임마누엘 등촌공동체의 맏이, 이봄 양이 쓴 따뜻한 사연이 교통방송 라디오프로그램인 ‘김흥국, 정연주의 행복합니다’의 행복뉴스 꼭지에 소개되었습니다. 방송에 기고한 전문을 소개합니다.
7월 20일, 임마누엘 등촌공동체의 맏이, 이봄 양이 쓴 따뜻한 사연이 교통방송 라디오프로그램인 ‘김흥국, 정연주의 행복합니다’의 행복뉴스 꼭지에 소개되었습니다. 방송에 기고한 전문을 소개합니다.
“우리 가족, 고맙고 사랑합니다”
저는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인 임마누엘등촌공동체에 살고 있는 ‘이 봄’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엄마 아빠가 없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지금부터 저의 어릴 적 이야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어릴 적에 엄마 아빠가 길에다 저를 버리고 가 버렸습니다. 아마 5살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아무것도 몰랐던 저는 그냥 길바닥에 앉아서 울었습니다.
그때 길을 가던 아줌마 한 분이 제가 소리치며 우니까 엄마 아빠랑 같이 다니다가 길을 잃어버린 줄 알고 길을 잃은 아이가 있다고 경찰서에 전화를 했습니다. 경찰서 관리자가 저의 부모님께 전화를 해보라고 했고, 아줌마는 부모님 연락처가 없다고 대답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잘 생각이 나질 않네요. 아무튼 어렵게 어렵게 해서 인천에 있는 소규모 장애인시설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소아마비 증세로 혼자서는 잘 걷지 못합니다. 그곳 시설에 살면서 저는 다른 사람들처럼 공부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를 돌봐주고 계신 엄마에게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말하였더니 엄마는 알았 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2년 정도 후에 마침내 초등학교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비록 다른 아이들보다 5년 정도 늦게 학교에 들어갔지만 저는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왜냐면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1학년을 마치고 2학 년에 올라가서는 더 많은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2학년을 마치고 원장님 소개로 서울 강서구에 있는 지금의 임마누엘공동체(장애인 그룹홈)로 오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다섯명의 장애인 가족으로 이뤄진 공동체생활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들과 친해지고, 함께 대화도 나누고 내가 원하는 학교생활도 계속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올해 있었던 가장 큰 사건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우리 집에 아빠가 생긴 것입니다. 그동안 놀이동산에 한 번도 못 가봤는데 어느 날 엄마의 남자친구가 나타나서 서울랜드에 데려가 주셨습니다. 소아마비 증상으로 혼자서는 놀이기구에 오르기 힘든데 건장하게 보이는 엄마의 남자 친구(지금의 아빠)가 저를 안아서 놀이기구에 태워주셨고 그래서 그날 놀이동산에 있는 기구를 거의 다 타본 것 같습니다. 너무나 신나고 기뻤습니다.
시간이 지나 얼마 전 6월 20일 엄마가 드디어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였고, 우리 가족은 아빠, 엄마, 나(맏이), 동생들(4명)로 이뤄진 완벽한 가정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아빠는 휠체어를 타는 나를 위해 휠체어를 밀어주시고, 일본어도 알려주시고, 좋은 곳에도 데려가 주시고 항상 든든하게 저를 지켜주십니다. 이곳 임마누엘공동체에 와서 혼자였던 제게 가족이 생기고, 아빠가 생긴 것에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가족이 있다는 것은 든든한 울타리가 생긴 것과 같습니다. 하고 싶은 공부도 계속 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따로 학습 지도도 받게 되었고, 예쁜 옷도 입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동생들이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좋습니 다. 그래서 미래의 꿈이 보육교사입니다. 어릴 적부터 동생들을 돌보며 이 꿈을 키워왔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성공해서 가족들에게 선물도 사주고 엄마 아빠 여행도 보내주고 싶습니다. 이렇게 행복한 봄이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이루도록 도와주고 노력해주는 가족 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잇습니다.
“우리 가족, 고맙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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